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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lusion, 幻 (sey)

Summer Fever 3/4, 로마(Roma), 바티칸(Vatican) (2009 유럽 여행기)

# 1st Day. (To Roma)


로마로 가기 위해 슈투트가르트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있는 중입니다+_+
아무래도 비행기가 소형이기 때문에 버스를 타고 이동한 다음, 직접 계단을 올라 착착 탑승 중입니다.

유럽 내 노선에는 저렴한 외국 항공사들이 많으니 잘 찾아보시길! @_@





슈투트가르트에서 로마까지는 비행기로 약 한 시간 반 정도 밖에 걸리질 않습니다.
그 사이에 기내식..까지는 아니지만 기내에서 식사 주문을 하면 간단히 끼니를 해결할 수도 있지요. (물론 유료로.)
아니면 창문으로 바깥 구경을 한다거나 과자를 야금야금 먹다보면 이미 로마는 눈 앞에! +_+



로마에 도착하고 가장 처음으로 들린 포폴로 광장(Piazza Popolo) 입니다.
공항에서 입국하자마자 차례대로 사진을 찍었어야 했는데..
로마의 타들어갈 듯한 더위 때문에 정신줄을 놓고 공항에서 포폴로 광장 사이의 사진을 전혀 촬영하질 못했습니다(...)
어쨌든, 포폴로 광장은 광장을 기점으로 세 개의 큰 길이 갈라져 있습니다.
그래서 여기를 출발지로 잡고(무엇보다 지도에서 찾기 쉽기도 하고 말이죠.) 로마 여행 시작!

참고로 18, 19 세기에 포폴로 광장에서는 종종 공개 처형이 이루어졌는데,
죄수를 죽을 때까지 건물 벽에 부딪혀 사형시켰다고 합니다.



포폴로 광장의 이 오벨리스크는 3000 년 전의 것으로,
아우구스투스 황제가 대전차 경기장을 장식하기 위해서 이집트에서 가져왔다고 하네요.
음.. 거 참 무거웠겠습니다(...)





파리 여행에 이어 길 찾기는 계속 됩니다ㅠㅠ
그런데 이번 여름의 로마는 양지로 걸으면 정말 살이 타들어가는 것 같았습니다(...)
뭐, 물론 그늘이라고 해도 찜통에 있는 기분이지만요.. -_-a



포폴로 광장에서 쭉 걷다보니 도착한 곳.
스페인 광장의 계단 아래에 위치한 난파선의 분수(Fontana della Barcaccia) 입니다.
삐에뜨로 베르나니의 작품으로, 홍수가 났을 때 여기까지 배가 떠내려 온 것에 착안해 분수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분수의 물은 사람만 마실 수 있도록 물 나오는 곳이 조금 위에 있고, 아래로 흐르는 물은 동물이 마셨다네요.



스페인 광장(Piazza di Spagna)의 모습입니다.
영화 '로마의 휴일'로 유명해진 곳이라는데.. 저는 로마의 휴일을 보지 못해서 잘 모르겠네요.
어쨌든 이 광장이 스페인 광장으로 불리게 된 것은 과거 교황청의 스페인 대사관이 이 근처에 있었기 때문이라는군요.

계단 위로 보이는 것이 성심회 소속의 삼위일체 교회(Trinita dei Monti)인데,
광장과 이어진 계단의 정식 명칭이 '언덕 위의 삼위일체 교회로 오르는 계단(Scalinata della Trinita dei Monti)' 이라니..
정말 말 그대로라 고심이 가득했을 작명 센스가 느껴집니다.



네에, 더워서 몰려있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바로 트레비 분수(Fontana di Trevi)가 있기 때문이죠. :]
트레비 분수는 나뽈리 궁전의 벽면을 이용해 만든 것으로,
교황 클레멘스 13 세가 실시한 분수 설계 공모전에서 채택된 니꼴라 살비의 작품입니다.
바다의 신 넵투누스(Neptunus, 포세이돈)와 그의 부하 트리톤(Tritone), 해마를 역동적으로 그려내고 있지요.
양쪽의 두 해마 중 하나는 거칠고 다른 하나는 유순해 보이는데 이는 바다의 대립되는 두 이미지를 상징한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트레비 분수는 조각 전체가 한 개의 원석으로 만든 것이라 조각 간의 이음새가 전혀 없다고 하네요.
(이런 굄흘 같은 예술가를 봤나ㅠㅠ)

참고로 분수에 던져진 동전은 일정기간마다 걷어서 자선 사업에 쓴다고 합니다.
(나를 자선해주면 안되겠니..? ㅠㅠ)



또 다시 정처없이 길 찾으며 헤메이다가 발견한 가게입니다+_+
가게 한쪽에 작업실이 공개되어 있었는데, 물건 하나하나에 깊은 정성이 느껴지는 곳이었습니다.



판테온(Pantheon) 도착!
미켈란젤로가 '천사의 설계'라고 극찬했을 만큼 완벽함을 뽐내는 로마 건축의 자랑입니다.
판테온은 '모든 신의 신전'을 의미하며 기원전 27 년 올림푸스의 신들에게 제사를 지내기 위해 아그리빠가 지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사실 지금의 모습은 화재로 인해 125 년에 재건한 건물이라네요.
(그래도 엄청 오래되었지만.)

무엇보다 판테온의 놀라운 점은 건물 안에 기둥이 하나도 없다는 것입니다.
기둥 대신, 반원형의 지붕과 아치의 원리를 이용해 오직 건물 외벽만으로 전체를 지탱하고 있습니다.



판테온 내부입니다.
저 구멍(Oculus) 때문에 낮 동안은 자연채광만으로도 내부 조명이 가능해보입니다.
그렇다면 비가 내릴 때는?
놀랍게도 건물 안의 더운 공기가 상승해서 구멍으로 들어오는 비를 밖으로 밀어낸다고 합니다.
덕분에 비가 오더라도 그리 많은 양이 건물 내부로 쏟아지지는 않는다고 하네요.
기회가 닿으면 직접 확인해보고 싶었지만, 현재 로마는 햇빛은 쨍쨍 더위는 헉헉 입니다(...)



참고로 현재 판테온은 비또리오 에마누엘레 2세, 움베르또 1세, 라파엘로의 납골당으로 쓰이고 있다고 하네요.



길을 찾기 위해 로마 이곳저곳을 걷다보면 오벨리스크를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이집트에서 얼마나 가져온 거지(...)



길을 찾던 도중 들렀던 곳.
뭔가 행사 같은 걸 준비 중인 모양인데.. 어째서인지 사람은 아무도 없고..
건물이 예뻐서 한 컷 찍고 그냥 나왔습니다(...)





판테온으로부터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나보나 광장(Piazza Navona) 광장입니다.
원래는 경기장이었지만, 지금은 그 흔적만 남아있고 현재는 광장으로 조성되어 있습니다.
나보나 광장에서 유명한 것은 3 개의 분수인데 가까운 것부터 모로 분수(Fontana dei Moro), 피우미 분수(Fontana dei Fiumi)
그리고 네뚜노 분수(Fontana di Nettuno) 입니다.
사진으로 잘 보이지는 않지만 저 오벨리스크 아래 피우미 분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네뚜노 분수는 보이지조차 않네요(...)



이게 모로 분수입니다.
그런데 가운데 동상은 모조품이기는 하나 베르니니의 작품이라네요.
(물고기를 타고 있어...)



보로미니(Borromini)가 분수 바로 앞에 세운 싼타 그네제 성당입니다.
보로미니는 베르니니의 라이벌이었다는데, 서로의 작품이 이렇게 사이좋게 마주하고 있는 걸 보면
예술이란 그 자체로 아름다운 것이지, 경쟁이란 걸 할 수 없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곤 합니다.



피우미 분수는 흔히 '4 대 강의 분수' 라고 하는데, 베르니니의 작품 중 하나입니다.
'4 대 강의 분수' 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는
대륙의 가장 대표적인 강인 나일, 갠지스, 라쁠라따, 다뉴브 강을 각각의 신의 모습으로 그려냈기 때문입니다.



싼타 그네제 성당 내부입니다.
상당히 세심한 손길이 느껴지는 성당이었다랄까요..



나보나 광장에서 조금 쉬다가 다시 판테온으로 컴백!
온 김에 오벨리스크랑 같이 한 컷도 찍어주고(...)

여담입니다만, 나보나 광장처럼 판테온 근처에 여러 볼거리가 있어서
판테온을 중간 기점으로해서 여행을 하시면 길 찾기도 훨씬 수월합니다.







숙소로 돌아가는 중에 이름도 모르고 들어가봤던 성당입니다.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은 걸 보면 널리 알려진 곳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다른 성당에 못지 않게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ㅠㅠ





이름도 모르고 무턱대로 들어가봤던 성당 2..
이름 정도는 확인해둘 걸, 하고 심히 후회 중인 성당 시리즈 2 탄입니다(...)
보는 것만으로도 느껴지는 종교적인 예술성을 떠나, 그저 아름다움에 조용한 박수를 보낼 뿐입니다.



비또리오 에마누엘레 2 세 기념관(Vittoriano) 입니다.
1870 년 이탈리아 반도 통일의 영웅 비또리오 에마누엘레 2 세를 기념하는 건물로
건물 외관 때문에 현지인에게 '웨딩 케이크' 또는 '타이프라이터’ 라는 별명으로 통한다고 합니다. (센스쟁이들..)
기념관 중앙에 있는 기마상의 주인공은 당연히 건물 이름대로 '비또리오 에마누엘레 2 세'입니다.
기마상 아래에는 제 1 차 세계대전 당시 전사한 무명용사의 무덤이 있어서 24 시간 꺼지지 않는 불꽃을 경비병이 지키고 있다고 하네요.



비또리오 에마누엘레 2 세 기념관 오른쪽에 있는 캄피돌리오 광장(Piazza del Compidoglio) 입니다.
까삐똘(Capitol) 언덕이라고도 하는데, 여기에서 수도를 뜻하는 영어 단어 'Capital' 이 유래했다나.

계단과 광장 모두 미켈란젤로의 작품이며 계단은 코르도나따(Cordonata)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그런데 광장의 경우는 설계한 지 거의 100 년이 지나서야 완성이 되었다네요.







깜삐똘리오 광장 뒤편으로 가면 보이는 포로 로마노(Foro Romano) 입니다.
고대 로마의 중심지로 로마의 사법, 정치, 상업, 종교 활동이 활발히 진행되었던 곳입니다.
지금은 흔적 뿐이지만, 저 멀리 보이는 콜로세움과의 풍경에서 마치 고대 로마에 와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어느새 노을이 지고 있네요.
그래서인지 기마상의 주인공일 영웅의 뒷모습에서 왠지모를 쓸쓸함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는.. 자신의 인생을 행복했다고, 기억하고 있을까요. 아니면 후회하고 있을까요.



어쨌거나 광장 한가운데 서 있는 이 기마상은 로마의 황제이자 철학자인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입니다.
아우렐리우스 황제가 즉위하자마자 게르만족이 대이동이라 불릴 정도로 로마를 침략하는데,
그는 로마 최북단 경계선인 게르마니아에서 그 침략을 막아내는데 열중했습니다.
그리고 오현제 중 마지막 황제인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죽음으로 Pax Romana 시대는 끝을 고하게 됩니다.

이 기마상에는 사연이 있는데,
로마가 기독교를 국교로 삼으면서 우상 숭배를 금지하기 위해 역대 황제들의 상을 파괴합니다.
하지만 이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기마상은 기독교인들이 콘스탄티누스 황제의 상으로 오인해서 그대로 보존해
지금까지 원형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말이 초콜렛 복근(?)을 가지고 있네요? (-_-;;)


# 2nd Day. (To Vatican City)


로마 내에 위치한 또 하나의 국가, 바티칸 시국(Citta del Vaticano)입니다.
바티칸에 들어갈 때는 자유 입장과 가이드를 끼고 단체로 입장하는 방법이 있습니다만,
추가 비용이 들긴 하지만 가이드를 끼고 단체로 입장하는 편이 기다리지 않고 바로 바티칸으로 입장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가이드의 설명도 들을 수 있지요. 물론 가이드가 끝나면 그 이후는 자유 시간 입니다.
개인으로 입장하려고 한다면.. 이 더위 속에서 몇 시간을 기다려야할지 잘 모르겠군요(...)

바티칸 입구 쪽에는 가이드들이 열심히 여행객들을 상대로 상담을 해주고 있습니다.
그러니 '난 기다리지 않고 바로 입장하고 싶다!' 하면 말을 걸어오는 가이드를 뿌리치지 않으면 됩니다(-_-;;)
가이드 중에는 한국인 가이드도 있으니 한국어로 설명을 들으면서 바티칸을 구경하실 수 있습니다.
단지.. 전 열심히 2 시간 동안 머리 터지는 영어 설명을 들었을 뿐ㅠㅠ

사진은 단체로만 입장할 수 있는 바티칸 박물관 입구입니다.
참고로 바티칸에 입장하실 때, 미니스커트처럼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있다면 입장이 불가능합니다.
바티칸에 가기 전에는 가급적 단정한 복장으로 가시길 추천합니다.



바티칸 박물관(Musei Vaticani) 내부입니다.
의외로(?) 현대적인 시설을 갖춘 프론트랄까요.
여기에서 가이드의 설명을 들을 수 있도록 헤드셋과 무전기(...)를 나누어 줍니다.



바티칸 박물관 프론트를 지나면 보이는 삐냐 정원(Cortile della Pigna)입니다.
본격적인 가이드 투어에 앞서 단체 관람객이 모여 천지창조 등의 사진을 보며 설명을 듣는 곳입니다.
더워서 그런지 가이드가 설명하면서 땀을 비오듯 흘리더군요ㅠㅠ
...단지, 비 내리는 건 가이드나 관람객이나 서로 마찬가지일 뿐. (-_-;;)



삐냐 정원에는 이런 솔방울 조각도 있습니다.
로마 시대 분수의 일부였다는데.. 여기 있다는 건, 똑 떼어서 가지고 왔다는 걸까..



이제 본격적인 바티칸 박물관의 관람 시작입니다.





소, 손이..!!



어, 얼굴도..!!







...어째서 눈알이 있는 걸까요. 신선한 충격.
슬프게도(-_-;;) 후에 그려넣은 것이라고 합니다.



언뜻 봐서는 천장에 음각을 해놓은 것 같지만, 사실은 음각이 아니고 그냥 그림입니다ㅠㅠ



박물관 내부의 화려함은 루브르 못지 않군요.













그저 유명한(...) 아테네 학당입니다.
중앙의 오른손을 올리고 있는, 빨간색 옷을 입으신 분이 플라톤,
그 옆이 아리스토텔레스입니다. :]
물론 그림의 인물들 모두 하나같이 익히 들어보았을만큼 유명한(?) 분들이지요.

가이드가 그림들을 간략하게 하나하나씩 소개해줍니다만,
외부는 살인적으로 덥고 내부는 찌는 듯이 덥습니다.
정신 못차리고 헤롱헤롱 @_@ 거리다가 결국 남아있는 건 사진 뿐이네요ㅠㅠ







시스티나 예배당(Capella Sistina) 입니다.
시스티나 예배당은 교황 선출이나 기타 중요한 의식을 거행할 때 주로 사용하는 곳입니다.
율리우스 2 세가 시스티나 예배당의 장식을 위해 브라만테(Bramante)에게 조언을 구했을 때,
그는 라파엘로를 총애했지만 미켈란젤로(Michelangelo)를 추천했다고 합니다.
사실 브라만테는 미켈란젤로는 무척 싫어했는데 그럼에도 미켈란젤로를 추천한 것은
아무리 천재라도 800 ㎡ 나 되는 넓은 공간을 훌륭하게 채울 수는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런 브라만테의 생각을 뒤엎는, 역사에 길이 남을 뛰어난 작품이 탄생했으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지요.

현재 이 안에는 미켈란젤로의 걸작 '천지창조'와 '최후의 심판'이 그러져있는데,
브라만테의 예상을 뛰어넘는 작품을 그려낼 수 있었지만
미켈란젤로 자신도 이 작업으로 인해 건강이 더욱 악화되었다고 합니다.

참고로 원래 시스티나 예배당은 사진 촬영이 금지된 곳입니다.
그래서 미리 카메라를 가방에 넣어두고 들어갔는데..
그 많은 사람들이 다 플래시를 터뜨려가며 카메라를 촬영하고 있더군요(-_-;)
감독하는 사람은 그냥 조용히 하라는 말 밖에 안하고..

으음.. 많은 고민을 하다가 결국 시스티나 예배당을 촬영하는 건 다시 없을 기회이기에
저도 군중 속에 끼어 몇 컷만 찍고 다시 카메라를 가방에 집어 넣었습니다.
죄송합니다, 바티칸(...)



언뜻 스쳐간 싼 삐에뜨로 대성당의 입구입니다.



이제 가이드가 끝나고 자유 시간입니다.
이곳에서 헤드셋을 회수하고 가이드와 바이바이~

이제는 바티칸의 핵심, 싼 삐에뜨로 대성당을 보러 갈 차례!



성당으로 들어가면 오른쪽 옆에 보이는 미켈란젤로의 작품, 피에따(Pieta) 입니다.
24 세의 젊은 나이에 조각한 작품으로, 성모 마리아가 숨을 거둔 예수를 안고 있는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성모 마리아가 예수보다 젊게 조각된 것은 성녀를 아름답게 묘사하기 위해서라고 하네요.
예전에 어떤 불한당이 침입해 망치로 성모 마리아의 코를 부순 적이 있어서 지금은 유리벽 안쪽에 보관되어 있습니다.





싼 삐에뜨로 대성당(Basilica di San Pietro) 혹은 산 피에트로 대성당 내부입니다.
이름 그대로, 성 베드로 대성당.
초대 교황이기도 한 베드로의 무덤이 있던 언덕에는 초라한 모습의 싼 삐에뜨로 성당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 성당을 두고 볼 수 없었던 교황 니콜라우스 5 세는 베드로의 권위에 걸맞게 성당을 재건축하도록 명하는데,
이 성당 하나에 완성시킨 예술의 정도는 르네상스와 바로크 예술의 극치라고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건축은 브라만테의 주도로 시작해 라파엘로와 미켈란젤로에 넘겨졌다고 하네요.
이후 교황과 추기경의 외압에 의해 많은 예술가가 자의반 타의반으로 건축에 참가했습니다.
하지만 건축 자재를 로마 유적에서 충당해서 많은 문화 유산을 훼손하고,
건축 자금 마련을 위해 발행한 면죄부는 이후 부패한 종교의 상징물이 되어버렸지만 말이죠.

실물을 보니 정말 면죄부를 발행할만 하다, 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그만큼 엄청난 자금과 수 많은 예술가들의 일생을 바친 노력과 시간이 녹아든 화려함에 눈이 멀 지경이지만..
겉으로 보이는 아름다움 뒤에 숨겨진 면은 씁쓸함을 느끼게 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성당 가장 안쪽에 있는 싼 삐에뜨로(성 베드로)의 옥좌 입니다.
베르니니의 작품이라고 하네요.

참고로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 사진을 찍진 못했지만,
성당 안에는 교황들의 지하 무덤이 있습니다. (혹은 성당 외부에서도 입장할 수 있습니다.)
지하 무덤에는 역대 교황이 안치되어 있고 12 사도 중 한 명이자 초대 교황인 베드로의 무덤도 있습니다.
여기에 안치된 베드로의 유해는 1940 년 고고학자들에 의해 진품으로 확인되었다고 합니다.







꾸뽈라(Cupola)에 올라가는 길입니다.
미켈란젤로의 작품으로 일반인이 바티칸에서 올라갈 수 있는 가장 높은 곳입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편하게, 또는 537 개의 계단을 힘겹게 걸어서 꼭대기까지 올라갈 수 있는데..
도전욕이 강하신 분들은 계단을 타고 올라가시는 것도 나쁘진 않겠지만.. 추천할만 하지는 않네요(-_-;;)

꾸뽈라가 특별한 이유는 꼭대기에서 로마의 풍경도 볼 수 있을 뿐더러
일반인은 들어갈 수 없는 바티깐 시국의 내부도 멀리서나마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_+



꾸뽈라에 올라가는 길에 보이는 싼 삐에뜨로 대성당입니다.
중간 높이일 뿐인데도 사람이 저렇게 작게 보일 정도니, 성당의 전체 높이는 정말 어마어마한 것이죠.















꾸뽈라에서 바라본 로마 및 바티칸 풍경입니다.
올라오길 잘 했다,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후회없는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

그런데 꾸뽈라가 워낙 비좁기도 하고 계속 올라오는 사람이 있기에 마냥 죽치고 눌러앉을 수는 없습니다.
급한 마음에 카메라 세팅을 바꿔가며 마구 촬영했더니 콘트라스트가 너무 강한 사진도 있고..
그건 조금 아쉬운 부분이네요ㅠㅠ



내려가면서 사람이 없을 때 촬영한, 꾸뽈라로 올라가는 계단입니다.
이건 그나마 엘리베이터에서 내려서 올라가는 계단입니다만,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에 오를 때와는 차원이 다릅니다(...)

정말 한 사람만이 지나갈 수 있을 정도의 크기이고,
키가 매우 크거나 몸집이 비교적 거대하신 분이라면 고생을 하면서 올라가셔야 합니다.
중간에 쉰다는 건.. 그야말로 뒷사람들한테는 '길막' 입니다-_-;;







바티칸의 상징, 싼 삐에뜨로 광장(Piazza San Pietro) 혹은 산 피에트로 광장 입니다.
대 건축가이자 조각가인 베르니니(Bernini)가 12 년에 걸쳐 완성한 광장이라네요.

중앙의 오벨리스크는 서기 37 년 칼리쿨라 황제가 자신의 경기장을 장식하기 위해 이집트에서 가져왔다고 합니다.
(또 다시 등장한 Made in Egypt.)
오벨리스크를 중심으로 도리아식 기둥 284 개가 반으로 나뉘어 반원형 회랑을 이루는데,
이는 그리스도가 인류를 향해 양팔을 벌리고 있는 모습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신기한 것은 어느 한 점에 서면 4 열씩 30 행으로 세운 기둥이 전부 하나로 겹쳐 보이는 지점이 있다는 것인데,
광장 가운데 표시점이 있으니 찾아보시면 됩니다.



바티칸 시국 구경이 끝나고 저녁을 먹으러 나오는 길에 비또리오 에마누엘레 2 세 기념관에 다시 들러봤습니다.
흰 대리석 건물이라 노을빛을 받으면 이렇게 붉게 변신하는군요.
가까이서 보니 정말 웨딩 케이크 같기도 합니다. 음(...)



로마 시내를 걷다보면 종종 이런 식으로 고대 로마의 유적(?) 같은 건물들이 많이 있습니다.
길을 걸으며 느낄 수 있는 쏠쏠한 눈요기(?)랄까요?







저녁을 먹고 나서 다시 한 번 들른 포로 로마노!
삼각대가 없어서 대충 아무 기둥에나 올려놓고 최대한 숨죽이며 촬영했습니다ㅠㅠ

밤에 보는 포로 로마노의 야경은 낮에 봤을 때보다 더 특별한 것 같네요.
먼 옛날에도 누군가는 이곳에 서서 같은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봤을지도 모르겠다, 는 생각을 한 번 하고는
포로 로마노를 뒤로 했습니다.


# 3rd Day.


로마의 상징과도 같은 건축물, 콜로세움(Colosseo) 입니다.
로마에서 가장 큰 원형 극장으로 그 이름은 '거대하다'는 뜻의 꼴로쌀레(Colossale)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콜로세움의 정식 명칭은 플라비오 원형 극장(Flavio Amphi-thetre) 이라네요.

불과 8 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이토록 거대한 건물을 지어낸 고대 로마인의 건축 기술은 피라미드 만큼이나 미스테리가 아닐런지.
5 만 명이 넘는 사람이 수월하게 입장할 수 있도록 80 개가 넘는 아치 문이 있었고 관객은 10 분이면 모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콜로세움으로 들어가는 입구입니다.
당연히 무료 입장은 아닙니다(...)











그런데 지금은 지진의 영향으로 거의 반토막이 나버린 콜로세움입니다ㅠㅠ
허물어진 잔해는 중세, 르네상스 시대의 왕궁이나 어제 갔었던 비타칸의 싼 삐에뜨로 성당의 건축 자재로 이용되기도 했다네요.

검투장은 미로처럼 갈라진 지하 위의 천장이고, 지하에는 검투사 대기실이나 무기 창고, 동물 우리 등이 있었다고 합니다.
영화 글래디에이터에서 보신 것처럼 한 사람이 거의 죽을 때까지 경기를 하고
황제가 엄지를 위로 올리느냐 아니면 아래로 내리느냐에 따라 패자의 생사가 결정되었습니다.

후에 콜로세움은 기독교 성지로 지정되면서 교황령에 의해 복원되어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는군요.



이것으로 짧았던 로마 여행도 끝입니다ㅠㅠ
비행기를 타기 위해 기차를 기다리면서.






# From Roma and Vatican.

교황 그레고리 14 세는 로마에서 3 주일을 채우지 못하고 떠나는 여행자에게는 '안녕히 가십시오' 라는 인사를,
몇 개월 이상 머물던 사람에게는 '그럼 로마에서 다시 만납시다' 라는 말을 건넸다고 했다.

만약 과거가 현재의 궤적이라면,
그 궤적으로부터 그려진 많은 선은 지금의 내가 보았던 그 모습들이라고 생각한다.
분명 거기엔 잘못도 있을지 모르지만 그 또한 수 많은 사람들의 땀과 피,
그 궤적이 그려낸 지금의 로마나 바티칸의 모습, 그 자체이기에.

그리 거창하지는 않을지라도 나의 궤적은 하루하루 쌓아간 나의 추억이라고 믿는다.
비록 3 일 뿐인 짧은 여행이었지만
지금의 나는 그 여행을 추억하며 현재라는 궤적의 선을 이어나가고 있다고,
언젠가는 다시 로마에 들러 그렇게 로마에게 인사할 수 있기를.
그리고 '그럼 로마에서 다시 만납시다' 라는 인사말을 건네받을 수 있기를 소망해본다.
물론, 여름이 아닌 겨울에.


End, and thank you for reading.

# Summer Fever 4/4, 하이델베르그(Heidelberg), 취리히(Zϋrich) 여행기로 이어집니다.

[!] 본문의 설명은 '유럽 100 배 즐기기 (랜덤하우스코리아)' 를 참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