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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lusion, 幻 (sey)

Summer Fever 4/4, 하이델베르크(Heidelberg), 취리히(Zurich) (2009 유럽 여행기)

# Heidelberg, Deutschland


슈투트가르트에서 차로 약 1 시간 정도 아우토반을 거쳐 달리면 하이델베르크에 도착합니다.
사진 속 장소는 하이델베르크 성 내부인데,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실 수 있습니다.
큰 성은 아닙니다만, 관람객도 그리 많지 않아 한가로운 분위기 속에서 산책하는 분위기가 느껴지는 곳이랄까요.









하이델베르크 성에서 바라본 하이델베르크의 풍경입니다.
성이 비교적 높은 곳에 있기 때문에 하이델베르크의 모습을 한 눈에 담을 수 있습니다+_+

하이델베르크라는 도시 이름은 '신성한 산'이라는 뜻의 '하일리겐베르크'에서 유래합니다만,
이는 하이델베르크 성이 있는 강가의 언덕을 의미한다네요.
또한 하이델베르크에는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1386 년 설립)이 있는 동시에
전체 인구 14 만 중에서 3 만여 명이 학생이다보니 '학문의 도시'라고도 불린다고 합니다.

하이델베르크는 제 2 차 세계대전 때 연합군의 폭격을 받을 뻔하기도 하는데,
아름다운 도시의 모습을 간직한다는 취지로 폭격이 취소되었다고 하네요.
도시의 풍경을 보고 있자니 폭격을 취소한 건 정말.. 잘한 일입니다ㅠㅠ



성의 지하에 있는 술통 그로쎄스 파쓰(Grosses Fass) 입니다.
이 술통 하나에 22 만 리터의 술을 담을 수 있는데 전쟁 때 식수가 부족할 것에 대비해 와인을 채워놓던 것이라고 합니다.
식수 대신 와인이라니(...)



전체적으로 한적한 분위기 때문에 주로 연인들이 많이 찾는 것 같네요.
(훗.. 한창 좋을 때지ㅠㅠ 엉엉)



하이델베르크 성에는 18, 19 세기의 의료용품을 전시하는 독일 약제 박물관(Deutsches Apothe-kenmuseum)도 있습니다.
허브 같은 약재들도 전시해놓고 있는데, 그리 큰 규모의 박물관은 아닙니다만
그래도 허브향 가득한, 아기자기한(?) 박물관이었습니다. :]





성에서 내려와 하이델베르크 구시가에 도착했습니다+_+



하우프트 거리(Hauptstrasse)의 시작점, 비스마르크 광장입니다,.
하우프트 거리는 비스마르크 광장에서 시작되는 보행자 거리인데 '중앙로' 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거리를 따라 레스토랑, 상점 등이 있는데 이것저것 구경하며 산책하듯이 거닐 수 있는 거리입니다.

광장 뒤편에서는 막 결혼식이 진행 중이라 흰색 풍선을 날리고 있네요.
이런 화창한 날, 하이델베르그에서의 결혼이라니.. 낭만이 가득한 결혼식입니다+_+







점심 식사입니다+_+
물론, 제가 혼자 다 먹은 것은 아니고ㅠㅠ



하우프트 거리에 있는 성령교회(Heiliggeiskirchen) 입니다.
1441 년에 완성된 바로크 양식의 교회로, 대대로 선제후의 묘소가 안치되어 온 곳이라네요.











카를 테오도르 다리(Karl Theodor Brücke) 입니다.
현지인들은 '오래된 다리' 라는 뜻의 알테 브뤼케(Alte Brücke)라고 부릅니다.
다리에서 보이는 하이델베르크 성과 시가의 모습이 굉장히 예뻤던 곳입니다+_+

마을에 강도 있고, 이런 풍경을 볼 수 있는 다리도 있고..
정말 산책 낭만이 가득한 곳입니다ㅠㅠ

원래 이 다리는 나무로 만들었지만, 홍수와 화재로 유실되어 지금의 다리를 새로 놓은 것이라고 합니다.
이때 공사를 주도한 것이 카를 테오도르이고 다리 위에는 그의 동상도 세워져있습니다.





아까 잠시 지나쳤던 성령교회에 들어가보았습니다.
성령교회 안의 스테인드글라스는 히로시마 원폭을 소재로 만들었다고 하네요.
그래서인지 일본인 관광객이 성령교회를 많이 찾는다고 합니다.

교회 안쪽 벽면에는 수많은 여행자들이 붙여놓고 간 메모들이 있습니다.
한글로 씌여진 메모도 붙어있으니, 한번쯤 여행자들의 흔적을 되짚어 보는 것도 좋겠네요. :]





하우프트 거리는 중앙로인만큼 사람들이 분비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 특유의 한산한 분위기는 변함이 없습니다.
마치 학생 때 아파서 오전에 조퇴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거리의 느낌이랄까요?
조퇴를 자주 했던 저로서는(?) 하이델베르크의, 거리의 한산한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



하우프트 거리를 걷다가 굉장히 큰 선물 가게를 발견하고 들어갔는데,
여름이었는데도 건물 내부에 이런 거대한 트리를 장식해놓고 있네요+_+



짧은 하이델베르크 방문(...)을 마치고 큰 누나 집에 돌아와 저녁으로 연어 스테이크를 구워보았습니당+_+


# Zϋrich, Switzerland




슈투트가르트에서 차로 3 시간 반 정도 가면 도착할 수 있는, 스위스 취리히입니다.
차로 국경을 넘는데, 스티커를 사서 붙이고 통과를 하더군요+_+

그나저나 슈투트가르트에서 출발할 때는 날씨가 화창했었는데 취리히에 도착해보니 비가 내립니다아(...)





취리히에 가기 전에, 하이델베르그 같은 한산한 도시 모습을 상상했었지만..
도착하자마자 무언가 축제 분위기에 도시가 열광 중입니다(-_-;;)
취리히 역에서는 가수들의 공연도 하면서 큰 행사가 진행 중이고..
생각했었던 취리히의 이미지가 와르륵 무너지는 순간입니다(...)

뭐, 그게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











대성당(Grossmünster)에서 바라본 취리히 풍경입니다.
우산을 쓰면서 대성당을 발견하고 사진을 촬영하려는 찰나, 비가 쏟아지는 바람에 대성당 사진은 없습니다(...)
(EOS 400D 의 한계.. ㅠㅠ)

대성당은 11 ~ 13 세기에 걸쳐 지어진 스위스 최대 규모의 성당으로
샤를 마뉴 대제가 세운 참사회로 지어졌다가 중세에는 콘스탄티누스 주교회로 이용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성당 내부에는 이렇게 취리히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첨탑으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바티칸의 꾸뽈라보다는 길이 넓지만 올라가는 길과 내려오는 길이 같아 의외로 비좁습니다(...)
대신 조금 힘들더라도 올라가면 이런 광경을 볼 수 있죠+_+

첨탑으로 올라가는 것은 유료이고, 가방 같은 물건들은 첨탑 입구에서 보관하실 수 있습니다..만.
보관함이 있는 건 아니고 그냥 관리자 옆에 살포시 놓아두고 오면 됩니다(-_-;;)





취리히에 갔다온 오늘도 저녁은 고기! 고기가 기다리고 있습니다+_+
오늘의 메뉴는 Rip-eye 스테이크와 Rip 입니다@_@


# To Korea


이제 유럽에서의 여행을 모두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입니다.
돌이켜보면 한 달이라는 시간을 함께해왔음에도 한 순간처럼 기억되는 여행이었던 것 같네요.

마치 휴일 오전의, 햇살 비치는 창문가에서의 낮잠 같았던 여행.


# Outro.


지금 이 순간, 이 장소가 아니라면 다시는 할 수 없는 것들.
만약 그런 것들이 있다면 난 어떤 말을 하고, 무슨 행동을 하게 될까.

여행 속에서, 자주 길을 잃었다.
그때마다 용기를 내어 단어 밖에 알지 못하는 그 나라의 언어를 사용하며 현지인에게 질문을 했었다.
묻기 전에 거절부터 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그래도 친절하게 안내해줬던 많은 사람들.
그리고 서툴게나마 확실히 말했던 고맙다, 는 말.
아마도 그건 그 순간, 그 장소가 아니라면 다시는 할 수 없는 말들이 아니었을까.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용기내어 그 말을 하지 못했었더라면 후회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누가 정해준 준 길이 아닌, 고민하며 길을 잃으면서도 찾아냈던 많은 것들과
지금 이 순간, 이 장소이기에 가능한 말들을 후회없이 할 수 있었던 진심.
앞으로도 그럴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살아간다'라는 미로에서 단 한 번도 틀리지 않고,
단 한 번도 잘못된 길을 선택하지 않을 수 있으면 좋았을테지만
길을 잃었기에 잘못된 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것처럼.
그리고 그렇다면 그 순간에 용기내어 길을 물어볼 수 있기를, 그렇게.


End, and thank you for reading.

[!] 본문의 설명은 '유럽 100 배 즐기기 (랜덤하우스코리아)' 를 참고했습니다.